그냥 한번 봐달라는 거야 02/23

ㅡ할머니, 용서가 뭐야?

아이스박스 캐리어 옆에서 흙장난을 치던 찬성이 물었다.

ㅡ없던 일로 하자는 거야?

(···)

ㅡ아님, 잊어달라는 거야?

찬성이 채근하자 할머니는 강마른 손가락으로 담뱃재를 바닥에 톡톡 털며 무성의하게 대꾸했다.

ㅡ그냥 한번 봐달라는 거야.

 

김애란, 노찬성과 에반